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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전세'된 SH 장기전세... ‘반값 반포자이’에 174 대 1 각축전

by 칸트10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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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싶은 단지는 대부분 경쟁률이 50대 1이 넘네요. 장기전세가 아니라 로또전세네요."
"청약가점이 부족해서 주택 청약을 포기하고 장기전세를 신청한 건데 이것까지 가점이 부족해 탈락해야 하나요."

지난 27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장기전세 신청 경쟁률을 발표하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허탈감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평균 경쟁률이 21 대 1을 넘었고, 최고 경쟁률은 262 대 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9일 SH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신청을 받은 제39차 장기전세주택 1순위·우선순위 입주자 모집에는 총 550가구 공급에 신청자 1만1669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1.2 대 1로 집계됐고, 접수가 미달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단지 별로 경쟁률이 3 대 1 보다 낮으면 2순위 입주자를 모집하는데, 주거약자용 주택형을 제외하면 2순위가 가능한 단지도 2개(8가구)에 불과했다.

SH의 장기전세주택은 행복주택·국민임대 등 빌라와 오피스텔 위주로 공급된 여타 공공임대와 달리 정주여건이 좋은 아파트 위주로 공급된다. 이번 모집에는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와 84㎡가 다수 포함됐다. 전세대란이 심화하며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서울 아파트 전세인데, 보증금은 인근 시세의 80% 이하로 책정된다. 주택청약에서나 나타날 법한 높은 경쟁률이 나타난 이유다.

공급이 적고 입지여건이 좋은 일부 단지의 경우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 주상복합’ 전용면적 38㎡는 1가구 공급에 262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구로구 ‘천왕이펜하우스4단지’ 전용면적 84㎡(181 대 1)과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전용면적 84㎡(174 대 1)이 뒤를 이었다.

신청자들 사이에서 SH 장기전세주택은 당첨만 되면 반값에 입주가 가능한 ‘로또전세’라는 인식이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장기전세 보증금 책정 당시의 ‘인근 시세’와 ‘현재 시세’의 간극이 크게 벌어져서다.

17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포자이 전용면적 84㎡A의 경우 장기전세 보증금이 7억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은 평균 9억9675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입주가 가능한 전세 매물의 가격은 13억5000만원에서 14억원으로 장기전세 보증금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1순위 내에서 경쟁이 발생할 경우 주택청약과 유사하게 가점제가 적용된다. SH 관계자는 "전용면적 60㎡ 미만은 월평균소득 70% 이하인 가구에 우선공급하고, 그 이상은 가점을 따져 입주자를 결정한다"면서 "가점 기준은 무주택기간, 청약저축 납입횟수, 부양가족수, 소득기준, 나이, 서울시 연속거주기간 등이다"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공공임대로 민간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이런 ‘로또전세’ 현상이 전세 수요자들에게 허탈감을 주는 것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도 "같은 임대주택이라도 빌라는 외면받고 아파트에만 몰리는 현상은 전세대란의 해결책이 ‘아파트 전세’ 밖에 없다는 의미"라면서 "하지만 공공임대로 공급할 수 있는 아파트 전세는 이처럼 ‘언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비즈 "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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