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들 "당 떠나라, 쓰레기" 막말
조응천 "기권한 것…징계 감당할 것"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표결하지 않고 기권했다가 여권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조 의원의 페이스북 등 SNS에 "당을 떠나라" "인간 쓰레기"등 막말을 쏟아냈다.
이날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은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 174명 중에는 구속된 정정순 의원을 제외하고 조 의원만 표결에 불참했다. 조 의원은 공수처법 개정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찬성, 반대, 기권 중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았고 한다.
조 의원은 평소 공수처법 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 왔다. 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표결에) 불참한 것이 아니라 표결을 안 한 것"이라며 "기권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그동안의 (제) 입장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조 의원은 극렬 친문 지지자들의 거센 비난 공세에 휘말렸다. 조 의원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권에 올랐다. 조 의원이 지난달 25일 쓴 페이스북 최근 게시글에는 이날 1200여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 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 절차와 공수처법 개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다.
이 글에는 이날 오후 4시간여 동안 60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공수처법에 대한) 소신 참 좋지만 그 소신은 국민의힘에 더 잘 어울린다"며 "왜 민주당에서 튀밥을 튀기고 있냐"고 했다. "너는 어쩔 수 없는 인간쓰레기"라는 글도 있었다.
조 의원이 재선(選)인 것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입되고, 공천을 두 번이나 받아 국회의원을 했으면서 의리가 있어야지 (배신을 하느냐)"고 한 누리꾼도 있었다. 조 의원이 검사 출신인 것을 이유로 "국짐당의 검새(검사를 낮게 칭하는 말)출신 국개(국회의원을 낮게 이르는 말)와 소신이 같은 것 같다"라는 유의 공격도 쏟아졌다.
친문 지지자들의 공격에 시달렸던 금태섭 전 의원을 거론하며 "다음은 공천 탈락"이라며 "금 전 의원과 손잡고 서울시장에나 출마하라"는 글도 보였다. 반면 "소신발언을 응원한다" "옳고 그름에 소신 발언으로 국민들 속타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길 바란다"는 응원의 댓글도 있었다.
조 의원은 이날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여(與) 성향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제가 다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것도 다 감수하겠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의 공수처법 개정 방침을 정하자 "(20대 국회 때 공수처법을 통과시킬 때는) 공수처는 야당의 비토권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으니 과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는데, 이제와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을 진행한다"고 했다.
댓글